왜?

“권한을 줬으니 책임도 지겠죠.” 이게 대통령의 마지말 말인데, 나는 검찰의 수사권을 남겨 두고 싶지만, 그래도 시끄러우니까 나는 손을 놓는 척 할테니까 국회에서 알아서 잘 해 주세요. 내 뜻 뭔지 알죠? 이거겠지. 게다가 법무장관이라는 놈은 국회의원 나리들이 잘 알아서 하시겠지….

일단 명백한 것은 이대통령은 검찰을 개혁하기 싫어한다는 것이다. 아니 개혁을 하더라도 수사권을 남겨 주고자 한다. 그런데 일단 이게 잘못된 일이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바로 수사와 기소의 분리. 그런데 검찰에게 수사권을 준다는 것은 여태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지지했던 민주당의 첫째 강령을 거절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공화국이다. 왕조국가가 아니라 공화국이다. 즉 국가의 권련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지 않고 세 곳에 찢어져 있다는 것이다. 행정 사법 입법. 그러면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다. 물론 미국처럼 대통령이 선거에도 개입하고 지지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직접 입법부를 지휘할 수는 없다. 아마도 이대통령이 자신을 미국의 대통령으로 오인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것도 아닌데… 하여간 이해하기 어렵다.

도대체 왜 대통령이 이다지도 철저하게 자꾸 당의 일에 개입하려고 하는가? 뭐 사실 생각하면 이해는 쉽게 된다. 한 국가의 일은 누가 정하는가? 입법부에서 정한다. 즉 행정부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입법부에서 이를 뒷바침하지 않거나 함께 발을 맞추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에 크게 제약이 생긴다. 그래서 윤돼지새끼가 계엄을 선포하면서 한 얘기도 입법 독재를 막겠다는 것 아니었나? 그 놈은 무슨 얘길해도 그냥 돼지새끼니까 그 놈 말은 들을 필요도 없지만서도…

어쨌든 행정부에서 일을 제대로 하려면 제 때 받쳐주는 입법부, 즉 여당이 필요하다. 여기까지는 이해를 하겠다. 일을 제대로 하려고 입법부가 필요하니 입법부를 장악하고 싶다. 오케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실제로 지금까지 보면 국회가 190석 가까이 되는 민주 연합을 가지고 별로 한 일이 없지 않나. 이걸 보면 대통령이 속이 터질만도 하다.

하지만 정말 이해가 안가는 것은 바로 검찰개혁. 왜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거부할까? 여태까지 그 누구보다 심각하게 검찰로부터 피해를 본 사람 중 하나가 대통령 자신이다. 그런데 검찰개혁을 거부한다? 왜? 이건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감옥에 가는게 두려워서? 아니면 검찰의 힘이 필요해서?

한 동안 시끄러웠던 장인수 기자의 얘기를 보면 대통령은 자기 사건의 공소를 취하하고 싶어한다. 즉 감옥에 가기 싫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쪼지 않아도 너희들이 스스로 알아서 취소를 해줘 이런 사인? 그리고 이런 딜을 하려면 검찰을 달래야 하니까 최소한의 힘을 남겨 준다? 그리고 이미 판결이 난 사건은 판사를 통해 집행정지나 이런 것으로 간다? 즉 달래기 차원이다? 이건 너무 약해.

이것이 아니라면 결국 앞에서 이미 말했던 장기집권? 그리고 걸림돌이 있다면 치기 위한 칼? 설마…

그리고 세 번째는 진심으로 사법 개혁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하지만 검찰이 수사권을 갖지 않아도 해결책은 얼마든지 있다.

어쨌든 다른 것은 모두 해석이 되는데 검찰 개혁을 안 하겠다는 것은 정말 이해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결국 경우의 수는 위 세 가지 뿐인데 어느 것이든 고집을 부릴 이유가 안된다는 것이다.

그냥 열심히 일해서 좋은 세상 만들면 민주당에서 어련히 알아서 잘 해결해 줄텐데 믿음이 없나?

결국 이유는 두 번째 경우의 수로 수렴된다. 제갈량이 아무도 믿지 못해 그 전쟁 와중에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스스로 처리하다 결국 53살에 죽었다. 그래서 그는 무엇을 이루었나? 없다. 3국 중 가장 먼저 망한 나라일 뿐이다. 나 아니면 안돼라는 일종의 강박관념. 이것이 현재 이대통령의 상태가 아닐까? 그리고 그로 인해 입법과 행정을 쥐고 검찰을 칼로 쓰면서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가 좋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