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얘기를 다시 보자.
세상은 도전과 응전이다. 아니 사실 그냥 도전이다. 결국 성공하지 못하는 도전이다. 누가 무엇에 도전하는가? 사람들이 기득권에 도전한다. 여기에서 사람들이란 기득권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다. 당연히 숫자로 따지면 기득권 아닌 사람들, 소위 대중이 압도적으로 많다. 아마 90%. (여기서 기득권이란 보수, 나머지는 진보라 보자. 중도도 있지만 그들은 이쪽저쪽에 모두 있으니까 그냥 두자. 물론 단순하게 보수 진보라는 용어가 이 의미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여간 이런저런 함의를 다 버리고 아주 단순하게 보자.)
이렇게 압도적으로 대중이 숫자가 많은데 결국 싸움은 비슷하거나 기득권이 이긴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해방 이후 총 13명의 대통령 중 8명이 보수 출신이고 진보 출신은 5명 뿐이다. 전두환이라는 천하의 살인마 개나리 십장생이 물러났고 국민 궐기를 통한 총선거를 통해서도 결국 당선된 것은 노태우라는 보수였다.
우리만 그런가? 미국은 보수 출신 대통령이 54.3%, 영국은 보수 출신 총리가 58.1%, 그리고 민중 항거로 탄생한 프랑스마저도 보수 출신 대통령이 65.4%에 달한다. 1850년부터 현재까지 OECD 국가 통계로 보수가 최소 56.8%를 차지한다. (진보 31.4%, 중도 11.8%)
왜 이런 통계가 잡히나? 분명 대중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왜 실제 정권을 잡고 휘두르는 것은 기득권 세력인가? 물론 진보가 늦게 출발했다는 것도 이유가 된다. 하지만 보다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내가 현재 누리는 것을 유지하고 싶은 인간의 욕구 때문이 아닐까?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게 없더라도 그나마 그것마저도 빼앗길지도 모르는 모험을 하기 싫으니까.
세가지의 연구가 있다. (출처는 아래에)
현상 유지 편향 STATUS QUO BIAS –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본능.
손실 회피 성향 LOSS AVERSION – 얻었을 때 기쁨보다 잃었을 때 고통이 2-2.5배 크다.
모호성 회피 AMBIGUITY AVERSION – 불확실한 모험(미래)보다 익숙한 위험(현재)을 선택.
이게 인간의 본성이다. 명백하게 나에게 이익이 오지 않는 이상 나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은 진보로 가기 보다는 보수에 머무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소위 기득권 세력의 당근과 째칙 작전 역시 추가될 것이다. 기득권은 누구인가? 말 그대로 권력을 가진 자들이다. 권력이 있으면 돈이 생기고 돈이 생기면 자식을 교육시킬 수 있고 주변에 능력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다닐 수 있다. 나는 돌이어도 내 주변을 인재로 채울 수 있고 자식을 교육시켜 내 뒤를 잇게 할 수 있다. 내가 꼴값을 떨지 않는 이상 내 가족은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그리고 그들 곁에 기생하는 사람들은 그 상황을 벗어나기 싫어한다. 왜? 그나마 그 상황 밖에 무엇이 기다리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고 그나마 그것마저도 잃기 싫기 때문이다. 물론 가끔씩 꼴값을 떨어서 지가 똑똑할 줄 알고 설치다 골로 가는 모지리들이 있지만 그래도 그들은 쉽게 망하지 않는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을 간다고 한다. 그들이 망해가는 3년 동안 주변은 이미 수십번 더 망했다.
그러니 사실 진보가 보수와 싸우는 것은 결국 패배하는 길이다. 아니 적어도 절반 이상은 패배한다. 그래도 싸운다. 그게 바로 인간이지. 패배를 알지만 승리하고자 덤벼드는 불나방. 그게 인간이지. 특히 한국인이지.
1. 현상 유지 편향 (Status Quo Bias) 연구
- 실제 논문명: Status Quo Bias in Decision Making
- 저자: 저널 오브 리스크 앤 언서턴티 (Journal of Risk and Uncertainty, 1988년 3월호, vol. 1, pp. 7-59)
- 학술적 사실: 보스턴 대학교의 윌리엄 새뮤얼슨(William Samuelson) 교수와 하버드 대학교의 리처드 제크하우저(Richard Zeckhauser) 교수가 공동 발표한 논문입니다. 이 논문을 통해 ‘인간은 기득권이나 현재 상태를 바꾸는 것에 본능적인 저항감을 가진다’는 개념이 학술적으로 완전히 정립되었습니다.
2. 손실 회피 성향 (Loss Aversion) 연구
- 실제 논문명: Prospect Theory: An Analysis of Decision under Risk
- 저자: 대니얼 카너먼 (Daniel Kahneman), 아모스 트버스키 (Amos Tversky)
- 게재 학술지: 이코노메트리카 (Econometrica, 1979년 3월호, vol. 47, no. 2, pp. 263-291)
- 학술적 사실: 이 논문은 계량경제학회 공식 학술지인 ‘Econometrica’에 발표되었으며, 경제학 역사상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중 하나입니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인간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현재 상태를 고수하려는 심리를 완벽하게 수학적·심리학적으로 증명한 연구입니다.
3. 모호성 회피 (Ambiguity Aversion) 연구
- 실제 논문명: Risk, Ambiguity, and the Savage Axioms
- 저자: 다니엘 엘스버그 (Daniel Ellsberg)
- 게재 학술지: 쿼터리 저널 오브 이코노믹스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961년 11월호, vol. 75, no. 4, pp. 643-669) / 미국 국방부 싱크탱크인 랜드 연구소(RAND Corporation)의 연구서(P-2173)로도 공식 등록.
- 학술적 사실: 하버드 대학교 출신의 경제학자이자 싱크탱크 연구원이었던 다니엘 엘스버그가 ‘하버드 경제학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입니다. 통계학의 거두인 레너드 새비지(Leonard Savage)의 합리적 인간 가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인간은 ‘확률조차 모르는 미지의 미래(진보/모험)’보다 ‘결과가 나쁘더라도 예측 가능한 현재(보수/유지)’를 선택한다는 점을 ‘엘스버그의 역설(Ellsberg Paradox)’ 실험을 통해 증명했습니다.
💡 근거 (References)
- Wharton School (University of Pennsylvania) Insights: 와튼 스쿨의 의사결정 심리학 분석 가이드 (새뮤얼슨과 제크하우저의 1988년 논문을 현상 유지 편향의 공식 기원으로 명시)
- The Nobel Prize 공식 아카이브 (Nobelprize.org): 2002년 대니얼 카너먼의 노벨상 선정 이유서 및 1979년 이코노메트리카 논문 실증 기록
-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Oxford University Press): 1961년 엘스버그 논문 디지털 아카이브 및 랜드 연구소 공식 보관 문서(P-2173) 정보 일체